오늘의 시 한편 | 초록의 두께와 노을의 높이

나만의 맞춤 시한편



《 초록의 두께와 노을의 높이 》


칠월의 숲은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짙푸른 울음소리를 낸다.

질긴 초록의 생을 팽팽하게 당기며

햇살은 대지 위로 뜨거운 피를 흘리는데,


툭, 하고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

뜨거웠던 고백 뒤에 찾아오는 침묵처럼

소나기는 이파리들의 목덜미를 쓸어내리며

흘러 넘치던 열기를 단숨에 가라앉힌다.


젖은 몸을 일으켜 바라본 서쪽 하늘,

식어가는 줄 알았던 하루가

가장 뜨거운 몸짓으로 온 세상을 물들이는 저녁.

우리 안에 숨겨둔 붉은 마음도

이토록 찬란한 흔적으로 남을 수 있을까.


- 나는 시인 -